LG트윈스 정규시즌 최종전 패배 후 극적으로 우승 확정[LG 정규시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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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천신만고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85승 3무 56패, 144경기를 꽉 채워 치르고도 웃지 못했으나 뒤늦게 한화가 SSG에 9회말 역전패하며 LG에 왕관을 안겼다.
시즌 개막 전부터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고비가 찾아왔다. 우승 전력으로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부터 외국인 투수, 간판 리드오프, 토종 1선발에 이르기까지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지자 1위 확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LG는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에야 간신히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이날 LG의 운명을 결정한 인천 SSG-한화전은 비로 인해 1시간 늦게 시작했다. 경기가 늦게 진행되는 탓에 선수단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NC에 패해 자력 우승에 실패하고도 인천 경기를 숨죽여 지켜봐야 했다. 한화로 승세가 기우는 찰나, 9회말 현원회와 이율예가 연속 2점 홈런으로 SSG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LG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육성과 성적’을 새 시즌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는 주전 몰빵 야구를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2024시즌에 대한 반성과 통찰이었다.
염 감독은 당시 “2023시즌 통합우승 이후 마무리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며 “육성이 미비한 탓에 주전 의존도가 높아졌고 시즌 후반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짚었다. 염 감독은 “LG의 향후 3년을 위해서는 야수와 중간 투수의 성장, 5선발 육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청사진은 현실이 됐다. 출전 시간을 많이 받지 못했던 영건들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혹독한 마무리 캠프를 거쳐 성장했다. 이들은 이번 시즌 LG가 큰 기복 없이 승수를 쌓으며 1위를 유지하는 데에 이바지했다.
백업 야수들의 활용폭이 넓어진 덕에 시즌 후반에도 과부하가 오지 않았다. 특히 신민재와 오지환 등 주전들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시기 젊은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내야 전 포지션을 아우르는 수비력으로 주목받았던 구본혁은 올해 타격 면에서도 궤도에 오르며 LG 타선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외야수 최원영은 부상당한 김현수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가을 비약적으로 성장한 이주헌은 올해 LG의 백업 포수로 자리잡는 데에 성공했다.
LG는 간판 리드오프 홍창기의 부상 이탈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신민재가 홍창기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그는 6월 이후 1번 타자로 출전한 76경기에서 출루율 0.419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홍창기의 출루율(0.447)에 맞먹는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의 존재감이 비교적 약했다. 그러나 토종 선발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임찬규는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2년 차 선발인 손주영, 신인왕 후보인 송승기도 나란히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5선발 송승기가 1선발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LG의 우승 레이스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가장 마지막 순번으로 LG에 지명된 김영우는 1년 만에 팀의 강속구 필승조로 ‘폭풍 성장’했다. 김영우는 시즌 초반부터 다양한 상황에 등판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염 감독의 ‘특훈’을 받은 김영우는 시즌 후반기 김진성, 유영찬 등 베테랑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필승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LG는 지난 시즌의 실패를 양분 삼아 다시 강해졌다. 젊은 선수들은 실전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 신·구세대가 조화를 이루며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어렵게 우승한 만큼 경험치도 쌓였다. 이제 LG는 꾸준히, 오래 이길 수 있는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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